쾅. 요란한 발길질 소리에 거실에 모여 있던 눈들이 프로슈토의 방으로 향했다. ‘뭐야, 무슨 일이야?’ 포르마지오는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생겼길 바라는 사람처럼 기대에 차서 물었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차피 프로슈토는 다혈질이니까, 또 시시한 일로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함께한 기간이 긴 암살팀 팀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이번 일은 그냥 ‘시시한 일’은 아닌 모양이었다.
우당탕. 쾅. 덜컥.
급하게 방문을 연 프로슈토는 평소에 비해 허전해 보이는 차림으로 외쳤다.
“야! 그 자식 어디 갔어?!”
“그 자식? 어, 근데 너 재킷은?”
워낙 시끄러워서 대답해주려고 고개를 든 멜로네는 언제나 입고 있는 재킷은 온데간데없고 와이셔츠만 달랑 입고 있는 프로슈토에게 역으로 질문했다. 평소에 아무리 급해도 옷 하나는 제대로 빼입고 다니는 그가 재킷을 두고 다닌다는 건 있을 수 없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 이러는 걸까.
“그 자식이 가져갔다고!!”
“…아니 그러니까 그 자식이 누구….”
‘아, 그러고 보니.’ 갑자기 말을 끊은 멜로네는 아까 전 급하게 아지트를 나가던 파네가 수상한 종이봉투를 들고갔던 걸 떠올렸다. 뭔지 물어볼까 하다가 휙 가버려서 그대로 잊어버렸었는데. 설마 그게….
“파네 비안코 이 여자가 진짜!!”
“푸하하하하!”
“뭘 쳐웃고 자빠져있냐 멜로네!!”
“아니, 안 웃기게 생겼어? 하하하하하!”
한 대 얻어맞는 건 두렵지도 않은 걸까. 멜로네는 너무 지나치게 당사자의 앞에서 웃어재끼고 있었고, 주변 동료들은 그걸 말리지는 않고 ‘그럼 그렇지’라고 말하는 눈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런 것들도 같은 팀이라고.’ 제 편을 들어줄 펫시가 없다는 게 이렇게 화딱지 난 적이 또 있을까. 혼자서 분을 삭이던 그는 결국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안녕, 오랜만이야 오빠♥ 얼굴 보러 왔는데 세탁소에서 온 재킷만 있네? 이거라도 데려갈게?’
“그놈의 오빠는 무슨!!”
그녀가 남긴 쪽지의 내용을 떠올린 프로슈토가 다시 한 번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원래도 못되 처먹은 여자인 건 알았지만, 제 소중한 재킷을 가져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게 얼마짜리인지 모를 사람도 아니고, 방금 막 세탁해왔다는 걸아는 사람이 말이다.
애초에 파네와 술래잡기라니. 자신이 아니더라도, 너무나 불리하지 않은가.
그녀의 스탠드 능력은 ‘모직물에 몸을 감추는 것’ 자신이 훔쳐간 옷에도, 창가의 커튼에도, 길가에 걸려있는 천으로 된 현수막에도 숨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상대로 제가 어떻게 이기냔 말이다.
‘옷에 먼지 하나라도 묻어 있어봐라!’
이번에야 말로 그 곱상한 얼굴에 의기양양함이 사라질 때까지 혼쭐을 내줄테다. 그리 다짐한 프로슈토의 얼굴에 비틀린 웃음이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