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DnF/그 외 커플링

[워록프하] 두 번째 선물

Еsoruen 2013. 10. 26. 21:35

 

 

두 번째 선물

written by Esoruen

 

 

부욱. 뒤에서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아”

 

무언가 망토에 걸린 것일까, 살짝 목을 당기는 느낌에 프로즌하트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거라는 것 정도는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걱정이 되는 것은 제 몸을 꽁꽁 싸매고 있는 망토의 안위였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뒤로 돌리자, 흉하게 반으로 찢어진 망토의 끝자락이 보였다.

이런. 자신도 모르게 새하얀 입김과 같이 감탄사가 새어나왔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분명 그는 곤란해 하고 있었다. 섣불리 망토를 잡아당겼다간, 어디에 걸려 찢어진 것인지도 모를 망토가 더 찢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기에는, 이 던전은 너무나도 위험했다. 어찌해야 좋을지를 모르던 프로즌하트는 마른침을 삼키고 결단을 내렸다.

그는 슬며시, 망토를 잡아당겨보았다.

부욱.

 

“……”

 

애석하게도 망토는, 정확하게 두 조각으로 찢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프로즌하트는 망토를 완전히 벗어 그 자리에 버렸다. 어차피 심장까지 얼어붙은 자신에게 보온용 망토는 장식품 정도의 의미였으니까.

처음 망토를 한 것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자신은 얼어붙은 몸이니까, 주변 사람들이 가까이 오기만 해도 추위를 느끼는 탓에 냉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두른 것 뿐. 자신은 추위가 불편하지 않은 몸이었으니, 아쉬울 것은 없었다. 걱정이 되는 것은 망토를 처음 준 사람인 워록이 망토가 어디 갔냐고 한소리를 할 것 같다는 것이었지만, 사정을 이야기 하면 화를 내거나 하진 않을 것이었다. 워록은 다혈질이었지만, 기본적으론 착한 사람이었으니까.

망토가 없어져 평소보다 가벼운 몸으로,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자 예상대로 워록은 망토의 행방에 대해 물어왔다.

 

"너 망토는?"

"…찢어졌어"

"하아?"

"던전에서, 어디 걸린 건지 완전히 찢어졌어. 그래서 버렸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프로즌하트를 보던 워록은, 사정을 차근차근 듣고 나자 곧 납득했다는 얼굴을 보였다. 딱히 화가 난 것처럼 보이지도, 섭섭해 하지도 않자 괜한 걱정을 한 것 같아 오히려 프로즌하트가 더 민망해졌다.

 

"어디 다치지는 않았고?"

"몸은 멀쩡해"

"그럼 됐지, 뭐"

 

프로즌하트를 슥 훑어본 워록은 정말로 어디 다친 곳은 없다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하곤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워록은 늘 저런 식이었다. 제 눈으로 확인을 하지 않는 이상. 성이 차지 않았다. 이해 해 주니 고맙기도 하지만, 전혀 섭섭한 기색이 없는 건 또 묘하게 속상했다.

그 망토는, 워록이 준 유일한 선물이었으니까.

사실 그냥 입으라면서 어느 날 갑자기 쑥 내민 것이니 프로즌하트를 위해 준비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겐 필요 없으니 그냥 준 것인지는 모르지만 프로즌하트는 나름 그 망토를 좋아했다. 완전히 찢어졌으니 버리고 온 것이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제 나름 수선해 볼 생각도 했을 것이었다.

 

'역시 별 의미 없는 선물이었나?'

 

작게 한숨을 내쉰 그는 제 방으로 들어가 침대위로 엎어졌다. 던전에서 한바탕 싸우고 온 것도 피곤한데, 망토까지 찢어 먹은 것이 피곤을 더 가중시켰다. 한숨 자야지. 그렇게 결론을 내린 프로즌하트는 눈을 감았다.

 

 

 

 

 

배가고파 일어나 보니, 머리맡에 익숙하지만 낮선 물건이 놓여있었다.

 

“…어라?”

 

짙은 남색의, 빨간 솔이 달린 망토. 분명 자신이 오늘 버리고 온, 제 망토였다.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볼을 꼬집어봐도, 아픔은 생생했다. 찢어진 흔적도 없이 깨끗한 망토를 두 손에 쥐고 멍하니 있던 프로즌하트는 방을 나와 워록을 찾았다.

워록은 프로즌하트와 눈이 마주치더니,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워록이 가져다 준거지?”

 

프로즌하트가 묻자 워록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을 회피했다. 강한 긍정의 표시라고 봐도 좋을 것이었다.

 

“아니, 뭐. 너 자꾸 냉기가 나와서 옆에 있으면 추우니까. 다 날 위해서야”

“새로 산거야?”

“그럼 어디에 버리고 온 건지도 모를 망토를 주워서 고쳤을까봐?”

 

퉁명스럽게 대답한 워록은 헛기침을 하고 망토를 낚아챘다. 그리고 멍하니 있는 프로즌하트의 목에 망토를 둘러주며, 작게 미소 지었다.

 

“음, 키가 안 커서 이전 사이즈로 해도 잘 맞구나”

“워록도 하나도 안 자랐잖아?”

“시끄러워, 다음부턴 조심해서 다녀”

 

키 이야기에 약간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그는 망토의 매무새를 다듬어 주던 손을 거두고 획 돌아섰다. 워록의 손은 프로즌하트가 내뿜는 냉기로 인해 빨갛게 되었었지만, 그는 조금의 내색도 하지 않았다.

 

‘손 시릴 텐데’

 

프로즌하트는 보답으로 코코아를 끓여주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늘 얼어버린 것처럼 무표정하던 얼굴에, 오랜만에 미소가 번졌다.

 

 

+

 

남법남법 귀엽지않나요.. 흐윽. 쇼타커플 행쇼해라

분명 난 거너거너+귀검거너가 메인이었던거 같은데 정신차리면 쇼타들을 연성하고있다

(은팔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