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ROJECT 아슈 유타 드림
- 오리주 주의
- 제 139회 주제 : 네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짧습니다(차분)
네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written by Esoruen
“어이, 아슈. 어디 가?”
‘윽!’ 살금살금 움직이던 발을 멈춘 유타는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뒤돌아보진 않았지만, 자신을 부른 상대가 누구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고, 고우칭. 아직 안 자?”
“어디 가냐고 했잖아?”
“어어, 라면! 라면 먹으러!”
“그걸 설마 지금 변명이라고 하냐.”
어떻게 제 얼굴도 안 보고 거짓말인 걸 알았지. 아니, 이미 목소리에서 너무 티가 났을까? 유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있다가 겨우 고개를 돌렸다.
“금방 들어올 거야! 걱정 마!”
“내일 아침 일찍 촬영인 건 알고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네.”
“잊을 리가 없잖아~? 고우칭도 참! 케이쨩이 겨우 잡아준 일인데!”
“흐음.”
‘역시 그건가.’ 고시는 이미 짐작 가는 일이 있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설마 했는데, 너 지금 사나미 보러 가는 거냐.”
“…고우칭, 어떻게 안 거야?!”
“역시나….”
사실 그것 외엔 그다지 추측 가는 이유도 없었지만, 아니길 바랐는데. 그는 언제나 바보같이 웃으며 일 하나는 싹싹하게 해내는 자신들의 A&R이 오늘 남긴 문자 내용을 떠올렸다.
‘미안해요! 야근이에요! 야사마루 씨가 택시 태워준다고 했어요! 아침에 봐요!’
문자에는 분명 음성파일 같은 건 첨부되어 있지 않았지만, 고시는 그 문자에서 마치 본인이 읽은 것 같은 강한 정신없음과 생기를 느꼈었다. ‘고생이네, 우리 공주님은.’ 아이조메는 문자를 보고 한참을 웃더니 저런 말만 남기고 자러갔지만, 유타의 표정은 영 좋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설마 이렇게 몰래 숙소를 나가 만나러 가려고 할 거란 예상은 아무도 못 했었다.
“찾아가도 하나도 안 기뻐할걸.”
“응? 고우칭이 그걸 어떻게 알아?”
“그 녀석이라면 당연히 네가 쿨쿨 잘 자고 내일 아침 컨디션 좋게 일하길 바랄 테니까?”
“…….”
고시의 말은 정말 틀린 게 하나 없었다. 잠깐 망설이는 얼굴로 바닥만 보던 유타는 제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2시. 지금 나가면, 몇 시에 들어올 수 있을까. 아니, 귀가는 둘째 치고 타이밍이 나쁘면 바로 촬영장으로 향해야 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건 지금 야근을 하고 있는 쿄우도 마찬가지 아닌가.
“…쿄우쨩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면, 혼나도 좋아!”
“허?”
“그런고로, 다녀오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봐! 켄켄에게도 말해줘!”
“뭐?! 야, 아슈! 아슈!!”
잡아보려고 했지만 유타는 이미 빛의 속도로 뛰쳐나간 지 오래였다. ‘저 바보가!’ 큰 소리도 못 내고 입모양만으로 한탄한 고시는 다 포기한 얼굴로 제 방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