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러분 저는 골수 에바덕입니다. 집에 포토티켓도 있죠. Q 개봉날 가서 바로 보고 못일어나고 온 사람이 저입니다.
각설하고 연말 리퀘 세번째, 초아에게 바치는 카오신입니다.
카오루가 세계를 루프한다는 루프설 기준으로 썼습니다.
사용한 키워드는 이것입니다.
몇 번이나 너와 나의 세계는 반복 된 걸까.
너를 귀하기 위해 몇 번이나 나는 세계를 거슬러, 차원을 거슬러 너에게로 갔다. 이카리 신지군. 내가 사랑하는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신지군.
이번에도 나의 루프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는 실패의 슬픔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역시 신지군의 슬퍼하는 얼굴은 몇 번을 보아도 가슴이 아팠다.
“울고 있는 거야? 신지군”
폐허가 되어버린 제 3 신 도쿄시의 한 가운데, 산산조각이 난 에반게리온과 리린의 병기들 사이, 웅크려서 울고 있는 신지군은 내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하긴, 대답할 정신이 아니겠지. 반복되는 세계에 기억을 가진 것은 나 뿐. 신지군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30분후, 이 세계는 완전히 끝나버려”
“그렇게 태평하게 말 할 수 있는 거야?!”
가프의 문이 열리는 소리에, 신지군의 비명은 처참하게 묻히고 말았다.
태평하다니, 신지군의 눈에는 내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것일까. 사실은 굉장히, 마음이 아픈데. 단지 표현하지 않을 뿐. 내가 울어버린다면 분명 신지군은 더 큰 소리로 울 테니까. 신지군은 언제나 그랬다. 나를 죽인 이카리 신지도, 내 죽음으로 살아난 이카리 신지도, 이 세계의 이카리 신지도.
곧 깨끗이 지워져 버릴 이 세계와 이 세계의 신지군은 아름다웠다. 무너지고 있는 것의 아름다움이란, 나만이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신지군, 내가 했던 말 기억해? 우리의 마지막 만찬에서 했던 이야기 말이야. 우리는 그때 같이 양고기로 만든 스테이크랑 샐러드를 먹었지. 세컨드 칠드런은 고기가 질기다며 투덜거렸고, 퍼스트 칠드런은 고기가 다 식을 때 까지 약밖에 먹지 않았어. 그때야, 그때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고 있어?”
신지군은 울음을 멈추고 생각에 빠졌다. 마지막 만찬이라고 해봐야 어제 저녁의 식사였고, 단순이 네르프에서 좋은 식사가 나왔을 뿐이었지만 나는 그것이 ‘최후에 만찬’과 같이 느껴져 그렇게 불렀다. 신지군은 생각이 난 것인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었어”
“그래”
내가 몇 번이고 이 고생을 하는 이유는 그것 뿐. 신지군에겐 언제나 알려주려고 하지만 신지군은 알 리가 없는 말.
“이번 세계는 곧 지워질 거야, 하지만, 난 너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몇 번이든 다시 반복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