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라크
라크찌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라크 생일 축전 3종세트 화빙/타이로쏘/화빙흑 소설 모음
이 언니가 줄게 이런거 밖에 없지만 ㅠㅠ 내 마음을 받아줘!!
생일 축하해♥ 앞으로도 잘 부탁해!
속삭임
written by Esoruen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평소보다 더 시끌벅적했다. 그것도 그런 것이, 오늘은 부족의 새로운 전투추장이 첫 사냥을 나서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타이가는 언제나와 같이 늠름한 얼굴로 활과 화살을 챙겨 움막에서 나왔다. 젊은 나이에 전투추장의 자리까지 오른 그는 불꽃같이 붉은 빛과 숯같이 검은 빛을 지닌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었다. 아니, 청년이라고 하기엔 그는 아직 어렸다. 소년과 청년, 아직은 그 사이에 있는 그였지만 사냥 실력만큼은 마을의 모든 청년들 보다 우수했다.
“마을 청년들은 다 모아놨어, 전투추장”
“오오, 고마워. 나도 준비 다 됐어. 제식추장만 만나고 금방 갈게 먼저 가서 기다려”
“알았어!”
타이가의 또래쯤으로 보이는 남자는 긴 창을 들고 숲의 입구로 달려갔다. 타이가는 흘러내리는 머리끈을 제대로 올리고 흐트러진 깃털 장식을 다듬으며 제식추장의 움막 앞으로 다가갔다. 사냥을 가기 전, 누구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식량을 얻어오기 위해 전투추장이 제식추장을 찾아가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타이가는 선뜻 움막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우물쭈물 거리며 망설이던 그는, 자신을 기다리는 다른 전사들을 떠올리며 겨우 앞으로 나아갔다.
“타츠야”
움막 안에는 작은 모닥불과 여러 가지 마른 풀의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모닥불 앞에서 약재를 손질하던 제식추장 타츠야는 문 앞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는 타이가를 보곤 평온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서 와, 타이가. 사냥 나가기 전에 들린 거구나?”
“음, 그렇지 뭐”
“잘 왔어, 이리 와서 앉아”
타이가를 자신과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게 한 제식추장은 움막 여기저기 걸려있는 마른 풀 중에서 담배를 뜯어 불에 던져 넣었다. 매캐한 연기를 능숙하게 손으로 휘저어 타이가에게 입힌 그는 붉은 안료를 손에 묻혀 긴장한 전투추장의 볼에 발랐다.
“무사히 돌아오길 빌게”
“고마워”
제 양 뺨에 그어진 붉은 무늬, 전투를 나가는 전사의 상징. 평소 이것을 바를 때는 언제나 설레고 기뻤지만 오늘 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실수하면 안 된다던가, 누군가가 다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은, 아직은 어린 타이가에겐 너무나도 무거운 짐이었다.
“타이가가 전투추장이 되다니, 세월도 빠르구나!”
“놀리지 마, 나보다 겨우 한 살 많으면서”
“하하, 진심이야. 놀리는 게 아니라”
타츠야는 타이가보다 한 살 많은 그의 소꿉친구였지만 분위기는 타이가와 많이 달랐다.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그는 전 제식추장의 아들이었고, 선대가 죽자 마을 모두의 추천으로 겨우 10대 중반에 나이에 현 제식추장의 자리에 올랐다. 아직 저런 어린아이에게 제식의 자리를 맡겨도 되겠냐는 어른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전 제식추장의 제식과 약초제조 등을 어깨너머서 배워온 사람은 그 밖에 없었다. 대신할 사람도 없으니, 걱정하던 어른들도 입을 다물었었다.
타츠야는 다행이도 제식추장이 된지 몇 년 동안 실수도 거의 없이 마을을 잘 지켜주었다. 다친 자를 치료하고 악귀를 쫒고 마을 축제날 의식의 춤을 추고… 그런 타츠야를 타이가는 동경했다. 어쩌면 그것은 순수한 동경이 아닌, 존경에서 비뚤어져버린 사랑일 수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지만 타이가는 타츠야가 좋았다. 그것은 두 사람이 각각 추장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나도 타츠야처럼 되면 좋을 텐데”
“응?”
“나, 훌륭한 추장이 될 수 있을까? 실수 없이”
타이가의 말은 타츠야와 하는 대화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묻는 질문 같았다. 그의 망설임을 알아챈 타츠야는 불 속에 담배를 조금 더 던져 넣으며 말을 받았다.
“나도 실수 많이 하는 걸?”
“응?”
“정말이야. 약초를 잘못 알아보고 뜯어오거나 의식의 춤을 출 때 스텝을 틀린 적도 있었지. 다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했을 뿐이야. 손질을 실패해 버린 약초도 조금 있고 말이지”
후우. 연기를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뱉은 타츠야는 제 머리장식을 벗어 깃털을 만지작거렸다. 수많은 깃털로 장식된 머리장식은, 머나먼 선조 때부터 조금씩 고쳐가며 쓴 유서 깊은 물건이었다.
“여기 보면 중간에 휑하니 비는 곳이 있지?”
타츠야는 머리장식에서 유난히 깃털이 적은 부분을 보여주었다.
“이거, 전에 약초를 뜯으러 갔을 때 야생동물에게 공격받아 빠진 거야”
“진짜?!”
“응, 뭐 난 다친 곳이 없었지만. 큰일이야. 다음 의식 전까진 수리해야 할 텐데. 요즘 독수리가 잘 보이지 않아서 말이야”
제식족장의 머리장식은 독수리의 깃털로 장식한다. 그것이 타이가와 타츠야가 사는 부족의 전통이었다. 전통을 깨트릴 수도 없지만, 이대로라면 추한 꼴로 의식을 진행해야 했다. 타츠야는 그것이 고민인지 한참이나 장식을 만지작거리다 도로 그것을 머리에 얹었다.
“뭐, 잘 되겠지”
“낙천적인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자연이 보살펴 줄 거라고 믿으니까”
제식추장다운 말을 하며 타츠야는 웃었다.
타이가는 불안한 웃음을 짓는 타츠야를 두고 자신을 기다리는 무리를 위해 움막을 나갔다.
타츠야의 기도 덕분이었을까. 사냥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오늘 청년들이 잡은 사냥감은 크기가 중간정도 되는 들소였다.
타이가는 쓰러진 들소의 눈에 박힌 제 화살을 뽑았다. 들소를 잡는데 일등 공신을 한 그 화살은 이 무지막지한 짐승의 시야를 뺏어 다른 청년들이 창과 도끼로 들소를 잡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역시 대단해 타이가! 마을 어르신들에게 큰소리 칠 수 있겠는걸!”
“그런가? 모두 무사한 게 무엇보다 다행이지만”
말은 그렇게 하지만 타이가는 스스로가 매우 자랑스러웠다. 돌아가면 타츠야에게 무용담을 늘어놓을 생각으로 들뜬 그는 무거운 들소를 다른 사냥꾼들과 나눠들고 천천히 마을로 이동했다.
“아”
그때, 무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냥꾼이 하늘을 가리켰다. 하늘에는 커다란 독수리가 서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참 커다랗구먼, 활로 쏘아도 안 닿을 거리를 날고 있어”
“그러게요”
건성으로 대꾸한 타이가는 문득 타츠야의 말이 떠올랐다. ‘의식 전 까지는 수리해야 하는데’ ‘요즘은 독수리가 잘 보이지 않아서 말이야’ 듬성듬성하던 머리장식, 근심스러운 표정, 이런 저런 것이 화살처럼 빠른 속도로 떠오른 타이가는 늠름하게 웃어 보였다.
“내가 잡아와 볼까?”
“호오? 들소로는 만족 못하는 건가? 역시 젊구먼!”
“그러게~ 역시 타이가야”
사냥꾼들 중 그의 패기 있는 행동을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전투추장답다’며 부추기거나 환호하며 그가 얼른 독수리를 쫒기를 바라고 있기도 했다. 타이가는 들소에서 슬쩍 손을 떼더니 사냥꾼들에게 일렀다.
“먼저 마을로 가. 난 독수리를 잡아 올게”
“너무 늦지 않게 와”
“성공을 빌지”
응원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타이가는 활과 화살을 들고 서쪽으로 달려갔다. 맹수 같은 눈빛과 속도로 숲을 헤치며 나아가는 타이가의 머릿속에는 딱 하나의 미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독수리의 깃털을 받고 기뻐할 타츠야의 미소. 그것이 타이가의 다리에 힘을 실었다.
“아”
서쪽으로 얼마나 달렸을까. 그는 절벽 위에 위치한 독수리의 둥지를 발견했다. 독수리는 이미 둥지에 도착 한 것인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들려오는 울음소리도 없었다. 직접 올라가서 확인 해 봐야 하나. 잠깐 망설인 그였지만 타츠야를 위한 일에 망설임이란 필요 없는 것이었다. 타이가는 숨을 고르고, 단단한 암벽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숨은 가빠졌다. 손이 아파온 것은 더 오래전이었다. 손가락 끝에서 붉은 생채기가 보이는 것을 타이가는 알고 있었지만 그는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그가 둥지에 닿았을 때,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샛노란 눈동자와 마주쳤다.
타이가는 그날 밤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돌아오지 못한 것 일수도 있었다. 마을은 난리가 났고, 그의 성공적인 첫 사냥은 이제 자칫하면 전투추장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냥이 되어버릴 수도 있었다. 마을사람 모두가 그를 찾아 나서거나 걱정으로 불안해했지만, 의식추장인 타츠야는 달랐다. 그는 여전히 제 움막의 모닥불 앞에 앉아, 은은한 향이 나는 약초를 태우며 말했다.
“내일까진 돌아 올 겁니다. 모두 걱정 말고 주무세요”
제식추장의 말은 대부분 예언이나 그에 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일쑤였다. 그것은 타츠야에겐 양날에 검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그 사실이 참으로 고마웠다. 소란스럽단 마을은 타츠야의 말로 평정을 되찾고 잠에 빠져들었다.
타츠야는 모두가 자러갔을 때쯤에서야 진정효과가 있는 약초를 태우는 것을 멈췄다.
“후우”
깊은 한숨소리는 밤바람에 섞여 사라졌다. 사실 가장 불안한 것은 타츠야 자신이라는 것을 그는 들키고 싶지 않았다. 하필 독수리를 잡으러 갔다가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자신이 사냥가기 전 그에게 한 실언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에 그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타이가가 오면 가장 먼저 용서를 빌어야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반성의 기도를 올렸다.
“제식추장님”
그때, 모두가 자러간 줄 알았던 마을주민 중 어린 아이 한명이 타츠야의 움막에 고개를 내밀었다. 아이는 이제 5살이 넘은 마을의 말썽꾸러기로, 유난히 타이가를 잘 따르던 사내아이 중 하나였다.
“이런, 안자고 있었니?”
“타이가 형, 아니, 전투추장은 무사하겠죠?”
아이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타츠야는 금방이라도 대성통곡을 할 것 같은 아이에게 슬며시 손짓했다. 아이는 눈물 맺힌 눈으로 타츠야를 힐끔힐끔 보다가 그에게 다가갔다. 타츠야는 제 앞으로 다가온 소년을 무릎에 앉히고 약초를 불에 던져 연기를 냈다.
“쉿, 조용히 불이 타오르는 소리를 들어 보렴”
다정하지만 경건한 목소리, 타츠야에 목소리에 빨려들 듯 아이는 눈을 감았다. 타닥타닥. 마른 것이 타는 소리는 유쾌하고 생동감 있었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있단다”
“…정말요?”
“그럼. 자, 봐. 불의 신이 말하고 있잖아? 타이가는 무사하다고”
아이는 눈을 떠 타츠야를 바라보았다. 타츠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어보였다.
“그런 거군요?”
“그렇지”
“다행이에요!”
환하게 웃은 아이는 무릎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제 집으로 자러갔다. 또 한명의 마을 사람에게 평온을 준 그의 마음은 아까보다는 조금 가벼워져 있었지만, 여전히 타오르는 불꽃을 보면 타이가가 떠올라 잠들 수 없었다.
‘제발 무사하기를’
타츠야는 불 앞에 앉아 명상하듯 잠에 들었다.
해가 뜨기 조금 전, 어슴푸레한 새벽에 깨어난 타츠야는 옅은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위태로운 걸음으로 움막 밖으로 나갔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몇 명 깨어나 있는 것을 보면, 다들 타이가를 걱정해 자신처럼 잘 자지 못한 게 분명했다.
“일어났습니까? 제식추장”
“좋은 아침입니다 어르신”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이 타츠야를 보더니 빙긋 웃었다. 노인의 얼굴에는 보통 마을사람들과 달리 불안함을 찾아 볼 수 없는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것은 연륜에서 오는 안정감일까, 아니면 타이가를 향한 신뢰의 형태일까. 아직은 젊은 타츠야는 그를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는 아직 오지 않았나요?”
타츠야의 물음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곧 오겠지”
“그렇겠죠?”
“어허, 어제 본인이 말해놓고 그렇게 자신 없이 굴면 쓰나. 자네도 아직 멀었어. 선대였다면 더 뻔뻔하게 굴었을 거야”
“하하”
타츠야는 그 말을 웃어넘기며 제 아버지를 떠올렸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던,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좋은 제식추장이었던 아버지를.
모자란 자신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위대한 존재인 선대를 떠올리면, 타츠야는 언제나 주눅이 들었다. 그런 그에게 ‘완벽하다’라는 말을 해주는 타이가는 어떻게 보면 고마운 존재이자, 보답해주고 싶은 동생이었다. 물론 그 말에 그가 동생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타츠야는 어쩌면 자신의 생각보다도 타이가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호오, 저것 봐”
작은 감탄사를 내뱉은 노인은 마을 입구를 바라보았다. 노인이 바라보고 있는 그곳에는 커다란 독수리를 잡아 온 타이가가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타이가!”
그 누구보다도 먼저 타이가에게 달려간 타츠야는 태양도 삼킬 듯 큰 독수리와 그를 바라보며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망설였다. 무사히 돌아온 것에 대한 축하가 우선일까, 아니면 왜 늦어버렸는지에 대한 추궁이 우선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 독수리를, 아마도 자신을 위해 잡아온 이 독수리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일까.
“다녀왔어, 타츠야. 조금 늦어버렸네. 들소 봤어? 진짜 크지? 아, 이건 선물. 깃털이 많은 놈으로 잡아왔어”
타츠야가 입을 열기도 전 타이가는 독수리를 타츠야의 품에 안겨주며 웃었다. 아직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인지 독수리에는 미묘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왜 늦은 거야?”
“아아, 그게. 독수리를 잡은 건 좋았는데 너무 멀리 온 건지 돌아오는 사이에 해가 져서 숲에서 잤어. 밤에 움직이는 건 위험하니까. 덕분에 산채로 잡은 독수리가 상처가 커져 죽어버렸지만… 걱정 한 거야?”
걱정하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모두가 돌아온 와중, 혼자 돌아오지 않은 그가 걱정 된 사람이 이 마을에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타츠야는 아까 노인의 말을 떠올렸다. 선대라면, 제 아버지라면 이때 어떻게 말했을까.
“걱정하지 않았어”
움직이지 않는 독수리를 살짝 안고 그 깃털을 매만지며 타츠야는 웃었다.
“네가 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숲이 속삭이고 있었으니까”
보수연애 補修戀愛
written by Esoruen
“야, 또 떨어졌잖아. 수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너?”
로쏘는 신경질 적인 목소리로 떨어진 제 왼손의 새끼손가락을 주워들었다. 부패는 멈췄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피세포의 재생이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 같은 로쏘의 손가락은 살아있는 것의 신체라기엔 너무나도 차가운 빛을 띠고 있었다.
타이렐은 현미경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관찰하다 말고 불평하며 고개를 돌렸다.
“제가 아무리 잘 수리해 놓아도 로쏘씨가 거칠게 다루면 다시 망가지는 법이라고요”
“변명은 거창하군, 얼른 보수해”
타이렐이 무슨 일을 하고 있던 로쏘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신체’를 수리 받고 싶을 뿐이었다. 손가락과 반짓고리를 들고 타이렐의 옆에 앉은 그는 태연히 자신의 왼손을 내밀었다.
그의 왼손은 여기저기가 기워진 흔적으로 가득했다.
"정말 손이 많이 가네요, 로쏘씨"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은 타이렐은 붉은 실을 꺼내 바늘에 끼웠다. 그리고 마치 인형을 봉합하듯, 떨어진 새끼손가락을 창백한 손에 봉합시켜주었다. 바늘이 살 사이로 파고들고, 실이 각각 다른… 정확히 말하자면 같았지만 '지금은' 다른 두 단백질 덩어리를 잇는 동안 로쏘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별로 이상하거나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지금의 로쏘는, 감각을 느낄 수 없는 몸이었으니까.
"자, 됐어요"
깔끔하게 봉합된 로쏘의 손은 실밥만 빼면 살아있을 때와 거의 동일한 상태였다. 손을 쥐었다 펴며 성공적인 보수를 확인한 로쏘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이거지"
"고인 주제에 까다롭네요, 정말"
'고인'이라는 말에 로쏘는 잠시 표정을 굳혔지만 타이렐은 그 발언을 사과하지 않았다. 자신이 말실수를 한 것도 아니었고, 제가 한 말은 사실이었으니까.
로쏘는 죽었었다. 정확히는 일주일 전 쯤 타이렐에게 살해당했었다.
사인은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였다. 타이렐이 마구잡이로 공구로 때린 바람에, 여기저기가 부러지고 깨진 로쏘는 자신의 연구소에서 이유 모를 죽음을 맞이해야 했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되살아났다. 그것도 자신을 죽인 타이렐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제가 지금 작은 실험은 하나 하고 있거든요’ 다시 눈을 뜬 로쏘에게 웃으며 설명하던 타이렐이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그는 죽은 사람을 살린 후 유지하는 실험을 하고 있고, 로쏘를 그 실험체로 정했다고 당당히 이야기 했다. 로쏘는 자신을 죽였다는 사실에 화를 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가 살아나자마자 한 말은 ‘왜 자신을 죽였느냐’가 아니었다.
“왜 나를 실험체로 선택 한 거지?”
어찌 보면 같은 질문이지만 둘 사이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완전히 같은 질문이었다. 타이렐은 별로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었다.
“로쏘는 훌륭한 엔지니어니까요”
‘그러니 제 연구에 스스로 많은 변수를 만들어 주겠죠?’ 그렇게 말하며 타이렐은 웃었었다. 마치 즐거운 놀이를 시작한 어린아이처럼, 근사한 선물은 받은 소년처럼, 걸작을 완성한 예술가처럼. 그냥 그렇게, 몇 분이고 웃었었다.
로쏘는 타이렐의 속셈을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연구에는 흥미가 갔다. 썩지 않는 제 몸, 의식을 유지하는 제 뇌. 모든 해결의 열쇠는 다름 아닌 제 몸. 그래서 로쏘는 타이렐 몰래 스스로 제 몸을 연구해갔다. 그리고 그는 타이렐과는 조금 다른 연구의 종착점을 잡았다.
제 몸을 죽은 상태로 유지시키려는, 말하자면 좀비를 만들려는 연구를 하는 타이렐과 달리. 로쏘가 정한 최종 연구목표는 ‘소생’이었다.
몸의 세포를 재생하고, 먹고 자야 살 수 있는 인간으로 돌아가는 일.
로쏘는 제가 미쳐도 사람으로 미치길 바랐다.
“아 맞아, 로쏘씨!”
타이렐은 제 손가락을 살피는 로쏘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몸뚱이를 바닥으로 밀어 눕혔다.
볼품없이 바닥으로 구른 로쏘는 얼른 일어서려다가 금방 타이렐의 손에 제압당해, 바닥과 등을 바싹 밀착한 채 누워있어야 했다. ‘젠장, 살아있었다면!’ 로쏘의 분노가 담긴 말은 목구멍 안에서만 머물러야 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방이 떠나져라 소리치고 싶었지만, 타이렐의 찍어 누르는 손이 로쏘의 목에 있는 이상 로쏘는 말 할 수 있는 자유가 없었다.
“저항하지 마요, 어차피 신경계가 제대로 안 움직여서 움직이기도 불편하면서”
“크윽… 타…이렐!”
“어차피 죽은 몸, 더 이상 나빠질 것이 뭐가 있다고 인상을 쓰는 거예요? 이거 방부제에요, 당신 몸 안 썩게 하는 거니까 움직이지 마요! 이 주사는 아프지 않답니다!”
‘아, 맞아. 아파도 모르지?’ 들리지 않게 방긋방긋 웃으며 그렇게 말을 덧붙인 타이렐은 주사바늘을 로쏘의 몸에 꽂아 넣었다. 자신의 체온과 다른 약품의 침범. 살아있는 생물이라면 분명 기분나빠할 지금의 순간. 로쏘는 고통도 불쾌함도 느낄 수 없었다. 미약한 촉각만이 무언가가 제 몸을 찔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을 뿐, 로쏘는 시각으로 대부분의 상황을 눈치체야 했다.
주사만 놓고 재빨리 떨어진 타이렐은 책상 위의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제 자리로 돌아갔다. 체온이 옅게 남은 제 목을 만지작거리며 일어난 로쏘는 창백한 자신의 피부를 보았다.
‘무슨 수를 서서라도 살아나야 한다’
그는 이를 꽉 깨물며 다짐했다. 반드시 살아나서, 저 건방진 남자의 목을 똑같이 조르겠다고.
탐색
written by Esoruen
“여기가 바로 그 집입니다. 카가미군”
쿠로코는 핸드폰에 찍힌 주소와 대문의 문패를 번갈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카가미는 어색한 변장을 한 자신이 어색한지 계속 거울만 바라보다가 뒤늦게 제 조수의 말에 답했다.
“응? 그, 그럼 가볼까!”
“카가미군 변장 완전 못하는군요. 그냥 들어가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만”
“그럼 투자한 시간이 아깝잖아!”
평소에는 절대 입지 않을 말끔한 정장 차림의 자신이 어색한지 카가미는 자신의 여기저기를 몇 번이고 살핀 후 쿠로코를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분명 쿠로코도 평소에는 정장을 입지 않는 편이었는데도, 정장을 입은 쿠로코는 자신에 비해 더없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에 비해 넌 상당히 잘 어울리네?”
“칭찬은 고맙지만 얼른 들어가야 합니다. 약속시간이 다 되었어요”
“알고 있어”
카가미는 조심스럽게 집 앞으로 다가가 초인종 위에 손을 올렸다. 이제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도 그는 마른침만 삼킬 뿐 쉽게 초인종을 울리지 못했다.
카가미와 쿠로코는 사설탐정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탐정은 카가미이고 조수는 쿠로코였다. 유명하다고 하기엔 민망하지만, 일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뢰는 들어오는 나름 잘나가는 탐정인 그들이 이번에 맡은 의뢰는 어떤 사진을 하나 찾아오는 것이었다.
사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히무로 타츠야라는 20대 남성이었다. 사진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의뢰인은 말해주지 않았지만, 에둘러서 ‘자신과 그 남성이 같이 찍힌 민망한 사진’ 이라고만 말했다. 아마도 나체사진이거나 그런 것이겠지. 카가미도 쿠로코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 히무로 타츠야를 조사하다 알게 된 그의 직업을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히무로의 직업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상담사 같았다. 하지만 사실 그가 하는 일은 상담을 빙자한 ‘원하는 체벌을 해주는 서비스 업자’였다. 흔히 마조히스트라고 불리는 피학성애자들은 누구든지 그에게 돈을 내면 그를 ‘이용’ 할 수 있었고, 히무로는 돈을 받고 서비스를 받으러 온 그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배해주었다.
단순한 SM업소군요. 쿠로코는 그렇게 말했지만 카가미의 생각은 달랐다. 이 사건에선, 뭔가 특별한 냄새가 났다. 탐정인 그는 느낄 수 있었다.
딩동. 결국 초인종을 누른 카가미는 대답도 없이 열린 문에 살짝 놀라고 말았다.
“누구세요?”
대문을 열고 나온 것은 여성이었다. 히무로와 별로 닮지 않은 것을 보아 가족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 카가미는 연습한 대본을 머릿속으로 되뇌며 활짝 웃어보였다.
“저, 미스터 히무로를 뵙고 싶은데…”
“예약하셨나요?”
“네, 두 명입니다”
카가미는 제 뒤의 쿠로코까지 가리켜서 ‘두 명’이라고 집어 말했다. 여자는 쿠로코를 발견하지 못했다가 그제야 그를 발견하고 놀람의 인사를 건넸다. 쿠로코는 이런 반응이 별로 대수롭지 않은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았다.
쿠로코는 존재감이 없었다. 농담이 아니라, 그가 기척을 내거나 말을 걸지 않는 이상 그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그는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탐정 조수로서는 아주 좋은 조건이었기에, 본인은 그다지 불만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그 옅은 존재감을 즐겼다.
“들어오세요, 두 분”
여자는 영업용 미소로 두 사람은 집 안으로 안내했다. 집 안은 평범한 가정집과 다름없었다. 깔끔하고, 남성적인 멋이 있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법한 집에 쿠로코는 카가미의 귀에 속삭였다.
“저희 사무실은 여기에 비하면 돼지우리군요”
“슬픈 사실을 굳이 이야기 해야겠어?”
“청소라도 하고 지내자는 의미입니다, 카가미군”
우리 정도면 깔끔하게 사는 거지. 카가미가 중얼거리는 사이 두 사람은 응접실에 도착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라고 말한 여자는 방을 나가버렸고, 두 사람은 멀뚱멀뚱 서 있다가 응접실 가운데 놓인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소파는 깨끗한 가죽소파로, 딱 봐도 집주인의 센스를 알 수 있는 고급품이었다.
“어때요? 뭐가 좀 보입니까?”
쿠로코는 카가미에게 말을 걸고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 카가미는 대답은 않고 주변을 유심히 살피며 방 안을 눈만으로 뒤지고 있었다.
카가미는 관찰력과 추리력이 뛰어났다. 마치 마법처럼 잠깐 본 사람에게서 이것저것을 알아내거나 사건 현장에서 놀라운 단서를 찾아내는 등, 범인(凡人)의 시선으로는 절대 이해 할 수 없는 예리함을 보여줬다.
“벽지를 두 번 정도 바꾸었네, 어지간히도 인테리어 바꾸는 걸 좋아하거나 이사를 여러 번 한 집 같군. 아까 그 여자는 이곳에서 일하는 여자지만 이곳에서 자는 건 아냐. 온전히 남자 혼자 사는 집이지. 재떨이는 있지만 담배 냄새가 이정도로 옅은 걸 봐선 자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손님을 위한 재떨이 같고… 뭐 대충 그 정도야”
“언제나 봐도 대단하군요. 전 하나도 모르겠는데”
쿠로코는 어깨를 으쓱이고 깨끗한 재떨이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유리로 만들어진 재떨이는 카가미의 말대로 평소엔 쓰이지 않는지 담뱃재 하나 없었다.
“오셨나요?”
그때, 문이 열리며 차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각오를 다진 쿠로코와 카가미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헉"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릴 낸 카가미는 고개를 숙일까 눈을 가릴까 망설이다가 결국 눈을 감아버렸다. 쿠로코는 황당함과 당황함이 섞인 기묘한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온 남자를 훑어보았다.
두 사람 앞에서 나타난 히무로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태초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런, 당황하신 모양이군요. 탐정콤비 여러분"
히무로는 이미 두 사람의 정체를 아는지 코웃음을 치고 작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턱을 괴었다. 카가미는 그런 그를 보고, 아무것도 추리해 낼 수 없어서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보통 카가미는 추리할 때 상대방의 옷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 편이었다. 예를 들어 지금의 쿠로코로 치자면, 오른쪽 소매가 조금 더 더러운 것에서 오른손잡이인 것을 알 수 있고, 잘 보이지 않지만 정장에 약간 묻은 하얀 가루는 쿠로코가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이 슈가파우더를 뿌린 빵이란 걸 알려줬다.
하지만, 히무로는 완전히 나신이었다. 이래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당신 추리 방법은 알고 있어요, 유명하니까. 카가미 타이가군”
“그거 영광이군요. 흠”
“내게서 사진을 찾으러 온 거겠지요? 안 그렇습니까?”
“잘 알고 있네요?”
대답한 것은 쿠로코였다. 그는 카가미보다 더 침착하게 히무로의 주변을 배회하며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나도 바보는 아니니까요”
“그럼 사진을 돌려주십시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지불할 수 있는 선까지 지불하죠”
“하하, 난 돈에는 그렇게 욕심이 없어요. 이건 제 기념품일 뿐입니다. 고로 돈으로 이걸 살 생각은 하지 마세요”
쳇. 살짝 혀를 찬 쿠로코는 히무로의 흰 어깨를 슥 훑어보고 카가미에게 속삭였다. ‘카가미군이 좀 잘 설득해 보세요’ 무엇을 어떻게 설득하라는 건지 카가미로선 알 수 없었지만 그에겐 이 일을 완수할 책임이 있었다.
“그, 그럼 뭘 원하죠?”
“알고 싶나요?”
“네”
“그럼 저기 조수군은 잠시 내보내 줄래요?”
히무로는 눈웃음을 지으며 쿠로코를 보았다. 쿠로코는 카가미가 나가라고 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사인 만으로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방을 나가주었다. 졸지에 히무로와 둘만 남은 카가미는 히무로가 왜 자신만 혼자 남게 한 것인지 추리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고개 들어요”
히무로는 카가미의 볼을 쓰다듬으며 그의 고개를 들어올렸다. 적극적인 그의 태도, 둘만 남은 응접실. 설마. 무언가 야릇한 분위기에 카가미가 긴장하는 순간, 그의 허벅지에 날카로운 감각이 느껴졌다.
“윽!”
무언가가 자신에게 주사되었다. 그걸 느낀 것은 히무로가 작은 주사기를 들고 물러선 후에 알아챈 사실이었다. 맨몸인데 어디서 저런 것을 꺼낸 걸까. 의문은 그가 앉아있던 소파에서 풀렸다. 히무로가 앉아있던 소파의 시트가, 약간 들려있었던 것이다.
“걱정 마, 죽는 약이 아니니까. 푹 자고 일어날 뿐이지. 조금 기분 좋아 질 수도 있고”
“무슨…!”
“어허 쉿!”
히무로는 거침없이 카가미의 뺨을 때리더니 검지로 진득하게 그의 이마, 코, 턱까지 일직선을 선을 긋듯이 쓰다듬었다.
“다시 봐도 잘 생겼네, 정말 손님이었다면 기뻤을 텐데”
기절하듯 잠든 카가미의 이마에 키스를 한 히무로는 방문을 열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쿠로코를 불렀다.
“데려가요”
“네?”
“데려가라고요”
히무로는 축 늘어진 카가미를 가리키며 명령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쿠로코로선, 이 광경이 그야말로 위협으로 느껴져 냅다 히무로를 공격하려 들었다. 하지만 쿠로코는 한발 늦고 말았다.
“윽!!”
언제 다가온 것인지, 아까 전 그들은 안내했던 여자는 쿠로코의 뒤통수를 쳐 그를 기절시켰다. 여자는 쓰러지는 쿠로코를 부축하더니 히무로에게 물었다.
“바깥에 버리고 올까요?”
“그래. 저 멀리 공원 벤치에라도 두고 와”
“네”
히무로는 쓰러진 카가미를 다시 한 번 바라본 후, 제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제대로 당했군요”
나란히 공원 벤치에서 눈을 뜬 두 사람은 멍하니 거리만을 바라보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사진, 어쩌죠?”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
사실 방법이라면 얼마든지 있었다. 직접 찾아간 자신들이 바보 같을 정도로 말이다.
“그나저나 확실히 미남이더군요, 그렇죠?”
쿠로코는 옷을 털고 벤치에서 일어나더니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그랬지’ 그렇게 대답하려던 카가미는 매끈한 그의 나신을 떠올렸다. 마치 여성과 같은 흰 피부, 하지만 그와는 대조되는 탄탄한 남성적 근육. 히무로 타츠야는 정말로, 매력적인 남자였다.
“글세”
애매한 대답을 한 카가미는 아까 히무로의 손바닥이 후려친 제 뺨을 만지작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