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죠죠의 기묘한 모험 5부 브루노 부차라티 드림
- 오리주 주의
- 드림전력 60분 샹그릴라 스무 번째 주제 : 당신이 잠든 사이에
부차라티는 고자여야 제맛...(해탈)
당신이 잠든 사이에
written by Esoruen
부차라티 일행은 한 밤중이 되어서야 마을로 돌아왔다.
나란챠와 푸고는 차 안에서 잠든 지 오래. 미스타와 아바키오, 부차라티는 깨어있긴 했지만 피곤한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차가 멈추고 나서도 내리지도 않고 잠든 두 사람을 바라보던 아바키오는 슬쩍 부차라티에게 물었다.
“안 깨어날 거 같은데, 어쩔까?”
“미스타, 책임지고 푸고를 귀가시켜라”
“엑, 내가?”
“나란챠는 내가 데려갈 테니까. 알겠나?”
미스타는 좀 불만스러워 했지만, 그래도 부차라티의 말을 거스르지는 않았다. 푸고를 들쳐 업고 차에서 내린 그는 ‘아침에 봐’ 라는 인사만 남기고 밤거리로 사라졌다.
“그럼 아바키오, 내일 보지”
“이미 내일이 아니지만. 그나저나 정말 나란챠는 네가 데려갈 건가?”
“어쩔 수 없잖아. 차에 두고 갈 수도 없고”
“나에게 맡겨도 된다만…”
아바키오는 슬쩍 웃으며 어딘가를 가리켰다. 차가 멈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가게. 자신들이 낮마다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일에 대해 생각하는 레스토랑.
거기에는 지금 그를 기다리고 있을 여자가 있을 것이다.
“늦었지만 가 봐야지. 안 그래?”
“…이미 잘 것 같은데…”
“자면 뭐 어때. 괜찮아. 모른 척 해줄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쉿. 아바키오는 조용히 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부차라티의 목소리에 뒤척이는 나란챠의 눈치를 보던 두 사람은 다시 소리를 죽이고 실랑이를 벌였다.
“어차피 내일 아침에도 볼 건데, 됐어”
“그래도 잘 다녀왔나 얼굴 비추는 게 너희끼리의 룰 아니었나?”
“시레나도 엄연히 갱이야. 이런 걸로 불안해 할 만큼…”
말을 하다 만 부차라티의 시선이 결국 가게로 향했다.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정말로 그럴까. 사실 그는 몇 년이나 같이 지내놓고도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연약하고 상냥하다고만 생각했던 그녀가 스탠드 능력자임을 알았을 때는 얼마나 충격을 먹었던가. 그리고 그렇게 강인하다고 생각했던 여인이, 자신이 다쳐 온 것만으로 어머니 장례식에도 보이지 않은 눈물을 보인 건 또 얼마나 쇼크였던가. 그녀와 함께 해온 세월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냥 좀 가. 눈치 없기는. 자, 나가. 나가”
오죽 답답하면 제가 이러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아바키오는 결국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의 부차라티를 밖으로 내쫒았다. ‘자, 잠깐!’ 부차라티가 외치는 소리 따윈 깔끔하게 무시한 아바키오는 냉정하게 차를 몰고 사라졌다.
거리에 홀로 남겨진 그는, 결국 한숨을 쉬고 가게로 향했다.
분명 잠들어 있겠지. 못해도 12시 조금 넘어서는 도착할 거 같다고 이야기 하고 갔는데, 도착하고 나니 조금 있으면 새벽으로 넘어갈 시간이었다니. 죄책감에 크게 숨을 들이마신 그는 잠겨있지 않은 문을 열었다.
“아”
가게는 불이 꺼져있었지만, 안쪽 방에서는 아직 불빛이 세어 나오고 있었다. 설마 이 시간까지 깨어있었나? 심장에 무거운 돌이라도 얹은 듯 가슴이 답답해지는 고통은 분명 ‘책임감’ 때문이었다.
최대한 조용히 안쪽 방으로 간 그는 방문을 열기 전, 문 앞에서 얼쩡거리는 형상에 웃었다.
“잠들었군”
그의 혼잣말에 인어의 형상을 한 스탠드는 웃어보였다.
그녀의 스탠드인 ‘그것’은 평소 시레나가 잠들었을 때도 밖으로 나와 움직이곤 했다. 마치 제 주인인 사용자를 지키겠다는 듯, 보초병처럼 문 앞을 지키던 스탠드는 부차라티를 알아보고 자리를 비켜줬다.
“고맙군”
감사의 인사를 하고 들어간 방에는 불이 환했다. 불 끄는 것도 잊어버리고 잠든 걸까. 아니면 자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불이라도 켜놓은 걸까. 어느 쪽이든 미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부차라티는 의자에 앉아 잠든 시레나를 안아 올렸다.
“다녀왔어”
가볍게 이마에 입을 맞추고 침대에 그녀를 눕히자 문 앞을 지키던 스탠드도 사라졌다. 완전히 편하게 잠에 든 거겠지. 안심한 그는 불을 끄고 방을 나오려다가, 어색하게 멈춰섰다.
‘자면 뭐 어때. 괜찮아. 모른 척 해줄게’
“…아바키오… 이상한 소릴 해선”
얼굴이 새빨개진 그는 쭈뼛쭈뼛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렇게 된 거, 같이 자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그녀 옆에 누우려던 그는 또 한참 어색한 자세로 멈춰 있다가, 결국 의자에 앉았다.
‘역시 안 돼…’
어린 애도 아니고 다 큰 남녀가 같이 자는 건 역시 무리다. 깊은 한숨을 내쉰 부차라티는 아까 전까지 그녀가 잠들어있던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