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소마츠상 마츠노 쵸로마츠 드림
- 오리주(두 명) 주의
- 제 55회 주제 : 애지중지
애지중지
written by Esoruen
“그러고 보니 쵸로마츠, 여자 친구 생겼다며?”
크헉. 갑작스러운 안즈의 말에 먹던 풀빵이 목에 걸린 쵸로마츠는 급하게 제 가슴을 두드렸다. 어떻게 제 사촌누나가 그걸 아는 걸까. 형제 중 누가 말한 게 분명하다. 주스를 벌컥벌컥 마시고 위기를 넘긴 그는 주변의 제 형제들을 따가운 시선으로 훑어봐 주었다.
나는 아냐.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토도마츠가 고개를 저었다. 쥬시마츠는 풀빵을 먹느라 정신이 없지만, 아마 아닐 것이다. 카라마츠는 ‘오해하지 마’라는 억울한 눈빛으로 이쪽을 보고 있고…
‘역시 그 둘 중 하나인가!’
확신한 쵸로마츠의 시선이 오소마츠에게 꽂혔다. 다분히 공격적인 눈빛. 능청을 떨고 있던 오소마츠는 코 밑을 문지르고는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아니, 좋은 건 자랑해야 한다고 하잖아~? 우리 동정마츠가 드디어 여자사람친구가 생겼다는데 이 형이 어떻게 가만히 있어~”
“동정마츠는 누가 동정마츠야?! 그리고 왜 그걸 내 입으로도 아니고 네 입으로 알려주고?!”
“자, 자 진정하고. 누나에게 대답해 줘야지~ 응?”
저 얄미운 장남 자식. 쵸로마츠는 이 자리에 사촌누나인 그녀만 없었다면 그대로 풀빵 포장지를 말아 일격을 날렸을 거라 확신하며 벌게진 볼을 문질렀다.
“새, 생겼어. 어쩌다 보니…”
“그렇구나, 좋은 아이겠지? 나도 언젠가 보고싶네”
아아, 상냥하기도 해라. 쵸로마츠는 그녀가 더 이상 자세한 것을 묻지 않는 것에 마음속으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별로 흠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나이차이가 제법 난다던가, 아직 여고생이라던가, 서로를 ‘돌덕후’와 ‘양키’로 불렀다는 걸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으니까.
“아마 못 만나지 않을까~ 쵸로마츠 이 녀석. 여자 친구 엄청 애지중지 한다고? 전에 우리도 한번 만난 적 있는데, 글쎄 우리를 모른 척 하고 자기 여자 친구랑 튄 거 있지?”
“그거야 당연하지, 네 녀석들이 갑자기 습격한 거잖아?!”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그 이후 메구미에게 해명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알면, 제 형제들은 분명 웃지 못 할 것이다. ‘재밌는 형제들이네’ 그녀가 그렇게 웃고 넘어가 줘서 다행이지. 만약 질색해서 더 이상 안 만나자고 했다면 누가 책임이라도 져 줄 거란 말인가!
“그럼 나에겐 소개시켜 줄 거야?”
“응? 아아 뭐… 부끄럽지만 누나에게라면, 응”
“아, 차별 쩐다. 형제보다 사촌 누나가 더 소중한 거야 쵸로마츠 형?”
“저번에 전화번호 따려다가 걸린 넌 좀 닥쳐라 톳티…”
제 연인은, 메구미는 물건이 아니다. 그러니까 제가 누군가를 못 만나게 한다거나 이런저런 규칙을 들이밀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제 형제들을 만나게 하는 것만큼은 절대로 허락하고 싶지 않다. 아주 만약에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그냥 분가해서 살 각오까지 하고 있을 정도로 쵸로마츠의 결심은 단호했다.
“…누나에게 소개시켜 줄 때 만나면 되잖아?”
“이치마츠!! 이럴 때만 머리 쓰지 마!!”
역시 글렀다. 다른 경우는 몰라도, 집 근처에서 만날 때는 과보호 하는 편이 좋겠다. 특히 토도마츠는 더더욱. 오늘도 근심이 늘기만 하는 쵸로마츠는 안즈가 사온 풀빵을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