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소마츠상 마츠노 토도마츠 드림
- 오리주 주의
- 제 161회 주제 : 어긋나다
어긋나다
written by Esoruen
북적북적한 시내에서 아는 사람과 마주칠 확률은 몇이나 될까. 그 만남이 기쁜 것이던 최악의 것이던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겠지. 아무리 같은 지역에 산다고 해도, 같은 시간 그 공간을 지나갈 확률은 굉장히 적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건 운명이야, 틀림없어. 토도마츠는 저 멀리 사람들 틈에 섞여있는 메구미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친구랑 같이 쇼핑인가?’
확실히 지금은 딱 학교를 마칠 시간이고, 그녀의 주변엔 똑같은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몇 명 같이 있다. 이런 타이밍에 끼어들면 눈치 없다고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인사정도라면 괜찮지 않은가.
‘눈 도장도 찍어둘 겸, 말이지’
공교롭게도, 라고 할까. 메구미는 제 형제들 중에서는 쵸로마츠와 가장 각별한 사이였다. 아니, 애초에 쵸로마츠와 친해진 후 다른 형제들과 알게 된 거니 저 말은 이상할 수도 있겠지. 그녀에게 있어 ‘마츠노’는 쵸로마츠를 의미했고, 자신이나 다른 형제들은 쵸로마츠의 형제일 뿐이었으니까.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헤쳐지나가며, 메구미를 놓치지 않게 집중한다. 길 가는 행인들의 목소리도 신호등의 소리도 한 귀로 듣고 반대 쪽 귀로 흘리며 가는 토도마츠는 점점 가까워지는 그녀와 자신의 거리에 마른 침을 삼켰다.
뭐라고 인사를 할까. 설마 쵸로마츠와 자신을 헷갈리지는 않겠지. 긴장 반 기대 반의 마음이 두근거린다. 못난 형들과 달리 그래도 여자들과의 교류가 익숙한 토도마츠는 제가 어째서 이렇게 긴장을 하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상대가 여고생이라서? 걸리면 은팔찌라도 찰까봐? 아니면, 역시 쵸로마츠에게 들켰을 때의 후폭풍이 두려워서?
‘안 들키면 되는 거지’
아니, 애초에 들켜도 뭘 어쩔 건가. 아직 쵸로마츠와 메구미는 그저 아는 사이다. 쵸로마츠의 입으로 그렇게 말했으니 뭐라고 발뺌도 못하겠지. 자신감이 붙은 그는 메구미가 있는 횡단보도 너머로 가려고 했지만,
“아”
빨간불이 켜짐과 동시에, 기다리고 있던 자동차들이 앞을 지나갔다.
아아, 아까워라. 딱 10초만 빨랐어도, 어떻게든 뛰어서 건널 수도 있었을 텐데. 입을 삐죽 내밀고 한숨 쉰 그는 저 멀리 사라져가는 메구미에게 최후의 신호를 보내기로 했다.
‘메구미 쨩, 오늘 슈슈는 흰색이네. 귀여워’
그렇게 문자를 보내자 그녀가 멈춰 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자신을 발견해 주려나. 기대한 토도마츠에게 돌아온 것은 드라이한 답장이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근처에 있어요?’
‘응, 있었지?’
‘그렇구나. 다음에는 인사해요’
우와, 매정해라. 토도마츠는 혹시 만나자고 해주지 않을까 한 기대와 달리 ‘다음에’ 보자는 말에 김이 빠져버렸다. 친구랑 있으니 곤란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 또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지만…
“이렇게 엇갈리면, 찜찜하단 말이지~”
중얼거리며 핸드폰을 집어넣은 그는 다시 원래 목적지로 삼은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