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그니피센트 7 조슈아 패러데이 드림
- 오리주 주의
- 제 192회 주제 : 호감도
호감도
written by Esoruen
이 세상에는 만날수록 정이 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날수록 밉상인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조슈아 패러데이는 과연 어떤 남자일까. 에이미는 길게 고민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었다. ‘그 화상은 볼수록 밉상이지.’ 단호하게 대답하고 혀를 차는 그녀는 언제나 지긋지긋하단 표정을 지었지만, 그 이후엔 언제나 ‘그러고 보니 못 본지 오래 된 거 같네.’ 같은 말을 덧붙였다.
“여어. 허니. 안녕? 얼마만이야?”
오.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더니 옛말은 틀린 게 하나 없다. 에이미는 오랜만에 들른 주점에서 포커를 치기 위해 앉았다가 맞은편에 앉는 얼굴을 보고 기겁하고 말았다. ‘네가 왜 여기에?’ 그렇게 말하고 싶은 눈으로 패러데이를 위아래로 훑은 그녀는 천천히 말문을 텄다.
“살아있었네?”
“그래. 왜? 안 보여서 걱정했어?”
“뭐래….”
기가 찬다는 말투다. 패러데이는 한숨을 푹 내쉬는 그녀를 보며 소리죽여 웃더니 마시던 술을 건네었다. 그리 싸구려 술은 아니지만, 좋은 술도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편이 패러데이와 더 어울린다. 에이미는 감히 그렇게 생각하고 잔을 받았다.
“돈 있어?”
“오. 대뜸 주머니 사정부터 묻다니. 허니 답지 않은걸?”
“내가 털어갈 주머니인데 무거운지 가벼운지는 알아야 할 거 아냐?”
“하하하.”
이래야 늑대의 딸, 에이미 리브먼이지. 그는 술잔이 넘칠 정도로 술을 부었다. 그녀는 총도 카드도 처세술도 능숙하지만, 무엇보다 제 애간장을 녹이는 일을 제일 잘 한다. 게다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니, 오히려 더 감질 나는 법이지. 여러 여자에게 쉽게 윙크를 날리는 패러데이였지만, 에이미는 제게 각별한 의미를 주는 여자였다.
원래 가지기 힘든 것일수록 간절하고, 쉽게 마음을 얻을 수 없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게 사람이니 어쩌겠는가. 심지어 그녀는 객관적으로 봐도 예쁘다. 순종적으로 귀여운 얼굴은 아니지만, 그는 에이미의 남자 서넛은 잡아먹었을 것 같은 날카로운 얼굴이 좋았다.
“허니가 날 카드로 이긴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있어. 많지 않을 뿐.”
“내가 손놀림이 좀 좋아야지.”
“주둥아리도 놀리는 게 문제지만.”
역시 한 마디도지지 않는다. 아아. 최고다. 패러데이는 건배를 권하며 짓궂은 얼굴로 물었다.
“그래도 늘 나랑 이렇게 마주보고 이야기 해주잖아? 역시 내가 좋은 거지?”
“허.”
대답대신 잔을 부딪친 그녀는 술을 원샷하고 잔을 아무렇게나 내려놓았다. 덜그럭. 나무 테이블과 유리잔이 내는 소리는 둔탁하고 거칠었다. ‘흐음.’ 제법 진지한 얼굴로 패러데이를 바라보는 에이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앓는 소리를 냈다.
“조쉬, 넌 입만 닫고 살아도 호감도가 3배는 올랐을 거야.”
“거짓말.”
“아 거짓말로 들리나 보구나. 네가 총알을 먹고 나서도 그렇게 들리는지 굉장히 궁금해지네.”
“하하하. 진정해, 허니. 총 내려놓고.”
살벌한 대화지만 정작 두 사람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다. 물론 그건 주변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도 마찬가지였다. 저 녀석들 또 저러네. 주점 안의 사람들은 모두 그런 눈으로 둘을 보고 있었다.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지만, 언제나 같은 패턴이니 익숙해 질 수밖에. 후우. 에이미의 한숨에 카드 한 장이 팔락였다.
“카드는 됐고, 술이나 계속 마실까? 내가 살게.”
“사는 술을 거절 할 만큼 바보는 아니지.”
“역시 그렇게 나와야지.”
원하는 대답을 얻은 패러데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아. 역시 다른 건 몰라도 얼굴만큼은 미남이다. 에이미는 탄식하듯 마음속으로 그리 중얼거리고 잔을 들었다.